북극 항로(북극해항로, Northern Sea Route)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감소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해상 물류 루트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고 90% 이상의 수출입이 해상 운송에 의존하는 국가로, 북극 항로의 경제적 타당성과 전략적 대비책이 중요한 과제다.
경제적 타당성
북극 항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 대비 약 30~40% 거리 단축(부산-로테르담 기준 22,000km→15,000km)으로 운항 시간(40일→30일)과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북극해 전문 운항선사(Nordic Bulk Carriers)에 따르면 연료비 약 65만 달러 절감과 운송시간 20일 단축이 가능하다. 2018년 북극항로 물동량은 2,000만 톤, 2025년 8,000만 톤, 2030년 1억 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이는 러시아의 석유·가스 등 벌크 화물 중심이지만 컨테이너 운송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타당성에는 제약이 있다. 2011년 연구에 따르면, 650TEU급 북극항로 DAS(이중 작동 선박) 운송비는 TEU당 1,126달러로, 수에즈 운하(4,300TEU, 930달러)보다 17% 비싸다. 높은 쇄빙선 이용료와 항행 기간(7~11월, 5개월) 제한, 동시베리아 해역의 해빙 위험은 비용 상승 요인이다. 또한, 러시아의 엄격한 항로 규제와 인프라 부족은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대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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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인프라 강화: 부산항, 울산항 등 동해 항만을 북극항로 허브로 육성해야 한다. 러시아 연해주 항만(블라디보스토크)과 협력해 물류 거점을 확보하고, 중국(상하이, 다롄)이 허브항 지위를 선점하지 않도록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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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빙선 및 특수 선박 개발: 한국의 조선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쇄빙선과 내빙 컨테이너선을 개발, 비용 절감을 도모한다. 해수부는 2021년 2,774억 원을 투자해 쇄빙선 개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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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협력 확대: 2013년 북극이사회 옵서버 가입을 계기로 러시아, 노르웨이 등 북극권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고, 항로 이용 규제 완화와 인프라 공동 개발을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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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연구: 동시베리아해 해빙 위험 분석 등 과학적 데이터를 축적해 안전 운항을 보장한다. 한국 극지연구소의 아라온호 연구는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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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안정: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해 동해 지역(북한, 러시아) 정세 안정이 필요하다. 북·미 관계 개선과 연계한 외교 전략이 중요하다.

결론
북극 항로는 운송 시간과 비용 절감 가능성으로 경제적 매력이 있지만, 높은 초기 비용과 지정학적·환경적 제약이 존재한다. 대한민국은 조선·해운 기술과 북극이사회 참여를 활용해 항만 개발, 선박 기술 혁신, 국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중국과의 허브항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신속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북극 항로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류 혁신 기회로 삼을 수 있다.